1. 도입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기에, 더 무너졌던 순간들 (약 15%)

저는 36세, 두 아이의 엄마이자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입니다. 남편도 직장을 다니고 있고, 유치원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며 늘 시간과 싸우며 살고 있죠.

간호사라는 직업은 생명을 다루는 만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참 벅차지만, 그래도 보람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매일매일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 집에 오면 육아와 살림… ‘숨 돌릴 틈은 없지만 그래도 잘 살고 있구나’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그런 제 인생에 균열이 생긴 건, 첫째 아이의 해외 유학을 결정하면서였습니다.

2. 전개: 꿈을 위한 선택이 빚의 굴레가 되다 (약 25%)

첫째는 어릴 때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고, 해외 문화를 접하며 시야를 넓히고 싶어 했어요. 남편과 저는 아이의 꿈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유학을 보내기로 했고, 처음 3천만 원은 은행 대출, 이후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로 5천만 원 가까이 추가로 충당했습니다.

처음엔 괜찮을 줄 알았어요. 남편 월급, 제 수당 조금씩 아껴서 갚아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병원 일이 폭증하면서 초과근무 수당이 줄고, 남편 사업도 잠시 중단되면서 한 달에 내야 할 이자조차 버거워졌습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서도 머릿속에선 ‘다음 달 카드값, 대출 이자’ 생각뿐이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숨이 턱 막히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3. 위기: "이러다 정말 다 잃겠다"는 절박함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둘째 아이가 유치원 행사에서 엄마를 찾았을 때, 제가 야간 근무로 못 가게 됐던 날이었어요. 그날 아이가 울면서 “엄마 왜 맨날 없어요?”라고 말했는데, 가슴이 찢어지더라고요.

‘아이들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는데, 정작 지금 아이 곁에 있을 수 없는 엄마가 돼버렸구나.’
그날 이후로 많이 고민했습니다. 6개월쯤은 매일 머릿속에서 ‘이건 나만의 책임이야’, ‘신용불량자가 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만 맴돌았어요.

그때 간호사 동료 한 명이 조심스럽게 개인회생 이야기를 꺼냈어요. “이건 법이 정한 권리야. 부끄러운 게 아니라 정당한 재도전이야.” 그 말에 용기를 내 상담을 받았습니다.

4. 해결: 불안 속에서도 찾아온 다시 시작의 기회 (약 25%)

상담부터 인가 결정까지 약 4개월 걸렸습니다. 그 사이 수많은 서류를 준비하고,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지난 4년의 선택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꾸준한 근무 이력과 자녀 양육 사정, 그리고 채무가 단순 소비가 아닌 유학이라는 점이 반영되어, 월 48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

법원 출석 당시, 판사님께서 “아이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이 느껴진다”고 말씀해주셨을 때…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나를 이해해주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따뜻하게 느껴질 줄 몰랐어요.

물론 지금도 빚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매달 정해진 금액만 성실히 갚으면 된다는 안정감 덕에 불면증이 사라졌고, 가슴이 덜 답답합니다.

5. 결말: 가족과 함께라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약 15%)

현재는 변제 6개월 차입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전처럼 불안에 시달리진 않아요. 아이들과의 시간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고, 남편과도 예전보다 대화가 많아졌습니다.

저의 새로운 목표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는 것, 그리고 경제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기반을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이 있다면 꼭 전하고 싶어요.
포기하지 마세요. 회생은 끝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시작’입니다. 부끄러워할 일도, 감출 일도 아닙니다.

저도 아직 과정 중이지만,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는 힘은 분명히 생겼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시간이 지나면, 더 단단해진 제가 되어 있을 거라 믿어요.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제도를 믿고 용기 내세요. 분명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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